2019년 6월 27일 목요일

미국 대학 회계학 교수 지원, 심사, 채용, 그 이후 (3/3)

미국 대학 교수 지원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채용 계약 이후를 살펴보겠습니다. 채용이 확정되면 지원자 입장에서 아주 행복한 시간이겠지만, 한편으로는 Tenure Clock이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학교로 옮기고 첫 학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글에는 제 전공 분야인 회계학 분야와 제가 경험한 몇 안되는 학교에 국한되는 얘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런 저런 경로로 들은 얘기들은 저로서도 검증할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 글을 나온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지는 이 글을 읽는 분에게 달려있으며, 그 결과도 전적으로 읽는 분의 책임입니다.]

1. 학위논문
연구에 관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Dissertation defense를 마치고 먼저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입니다. 특히 취업한 대학에서 계약이 시작하기 전에 박사학위를 받기를 원하거나, OPT를 위해 계약 시작전에 박사학위를 취득해야 하는 경우에는 Defense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다행인 것은 대부분의 지도교수나 dissertation committee member들이 취업한 학생들의 졸업을 막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점입니다.

학위논문의 defense를 마치면, 그 다음 단계로는 학위논문을 가능한한 빨리 저널에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학위논문은 대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혹시라도 경쟁 논문이 있을 경우 저널에 보내는 시기를 놓쳐 좋은 저널에 보내기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공저중인 논문이 완성도나 높아서 먼저 저널에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부지런히 본인 학위 논문의 완성도를 높여 저널에 하루 빨리 보내는 게 좋습니다. 회계학의 경우 1-2년을 준비해 저널에 보낼 준비가 된 논문이 저널에서 최종 acceptance 레터를 받기까지 최소 1-2년의 추가시간이 소요됩니다. 톱저널부터 시도할 경우 첫번째 저널에서 게재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한 두번 rejection 받고 나면 보통 3-4년은 걸려서 게재 확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6년째 tenure 심사를 가정할 때 5년동안 학교에서 원하는 저널에 원하는 숫자만큼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더구나 본인의 박사학위 논문을 원하는 저널에 게재하지 않고 연구 실적을 채우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내 주요 research school에서 박사 졸업후 첫번째 직장에서 Tenure 받는 교수의 비율이 50%가 안된다는 게 통설입니다.

제 경우 논문 시작부터 게재 확정까지 가장 짧게 걸린 논문이 4년, 평균이 5-6년, 가장 길게 걸린 논문이 12년 걸렸습니다. 12년 걸린 논문은 학위논문의 한 챕터였는데 몇몇 탑 저널에서 리젝션 먹고 거의 버려뒀다가, 지금 있는 학교로 오면서 Tenure 받오려면 B레벨 저널에라도 단독저자 논문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최근 데이터로 업데이트한 뒤 시도한 두 번째 저널에서 출판된 경우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저처럼 묵은지처럼 오래된 논문과 씨름하느라 머리 아픈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2. 학위논문 이외의 논문
박사과정 중에 working paper 를 여럿 써둔 경우가 아니라면 학위논문을 빨리 저널에 보내고, 졸업후 2-3년 정도는 부지런히 새로운 논문을 써야 합니다. 그래야 그 중에서 원하는 저널에 나오는 논문이 Tenure 심사 들어갈때 도움이 됩니다. 톱저널에 나오는 논문만 고려하는 학교들에서는 그 수준의 논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그 아래 레벨의 저널에 나오는 논문도 논문 숫자를 채우는데 도움이 되는 학교들에서는 톱저널을 목표로 삼는 논문과 아래 저널로 갈 논문을 적당한 시점에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위논문 이외의 논문은 대개 공저를 많이 하게 되는데 공저자를 잘 만나는 것도 큰 행운이자 축복입니다. 실제로 공저자들끼리 의견충돌 때문에 감정이 상해서 1-2편의 논문만 같이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박사과정 지도교수님과 함께 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학교의 교수들과 함께 하는 것도 나중에 tenure 받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독저자 논문이 없으면서 주요 논문에 특정 공저자 (특히 지도교수)가 지속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면, tenure 심사에서 독자적인 연구능력에 의문이 제기 될 수 있으니 미리 공저자를 어느 정도 분산시키는게 좋습니다.

경험이 많은 교수님과 공저할 때 장점은 그 분들의 경험 덕분에 조교수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대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니어 교수님들은 writing면에서 도움을 주실 수 있습니다. 공저자간에 논문에 대한 의견이 갈릴 때도 시니어 교수님이 있으면 교통정리를 해 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저널 에디터가 리뷰어를 선정하는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리뷰어가 논문은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톱저널에 많이 실은 공저자가 있으면 한번 더 생각해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double-blind review라고 하지만 많은 리뷰어들이 논문 제목 등으로 저자를 검색해 봅니다). 단점은 적지 않은 시니어 교수님들이 톱저널만 고집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도교수님이 아닌 시니어 교수님들과 공저할 경우, 본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계속 톱저널만 시도하다가 tenure 심사에 포함시킬 논문이 거의 없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본인 학교의 tenure 심사에서 톱저널 이외의 저널도 고려된다면, 공저할 교수님이 그런 저널에도 논문을 내시는 분인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본인의 연구 분야가 최근에 새로 각광받는 분야라면 그런 이슈를 빨리 따라가는 분인지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조교수나 최근에 tenure 받은 부교수와 공저할 때 장점은 논문을 빨리 톱저널에 낼 인센티브가 강하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조교수 끼리 공저할 경우 경험 부족으로 충분히 톱저널에 실을 만한 논문이 리뷰과정에서 리젝션 받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톱저널에 갈 가능성이 거의 없는 논문을 가지고, 계속 톱저널만 보내면서 시간 낭비를 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따라서, 공저자가 아니더라도 경험많은 교수님들에게 comment를 부탁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3. 이사 준비
교수 잡마켓 특성상 대개 다른 주로 (심지어 다른 나라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가족이 있을 경우에는 배우자나 자녀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적어도 첫 학기 시작 전에는 가족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을 할애하는 게 좋습니다.

아마 이사할 때 제일 고민하는 문제가 (1) 집을 살지 아니면 렌트를 할지, (2) 집을 산다면 어느 정도의 집을 살지일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집"은 House와 Condo를 모두 포함합니다). 많은 박사과정 학생이 그렇듯이 교수가 되기 전에 따로 모아놓은 돈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님의 지원이나 배우자의 소득이 없으면 집살때 down payment 구하기도 힘든게 현실입니다. 적지 않은 신임 교수들이 down payment 낼 돈이 없어서 첫 몇년간은 rent를 합니다. 제 경우에는 졸업할 때 빈털털이 였다가, 홍콩에서 faculty apartment에서 저렴한 rent를 내면서 모은 돈으로 미국으로 옮긴 후 집을 산 케이스입니다.

어느 정도 돈이 모이고 mortgage를 끼고 집을 살 준비가 되면 집을 알아 봐야 겠지요. 저희 과의 어느 교수님이 본인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에게 들은 조언 중에서 가장 크게 도움이 된 것이라면서 하신 말씀인데 "가능하면 최대한 큰 집을 사라"고 하시더군요. 한국과 달리 일단 집을 사면, 몇 년 안되서 팔고 다른 집으로 옮기는 것이 여간 번거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새로 아이를 가지거나 자녀가 성장할 경우를 감안해서 좀 큰 집을 사는 게 좋습니다. 특히 자녀가 있는 분은 최소 베드룸이 3개 이상 있는 집이 필요합니다. 미국에서는 성별이 다른 자녀가 일정 연령이 되면 한 방에서 자는 것이 금지된 지역이 많습니다. 좀 더 큰 집을 사려면 down payment도 부담이 될텐데, 다행히 미국은 집값의 5-10%만 down payment (일반적으로는 20%)를 내고 집을 살 수도 있기 때문에 몇 년간 열심히 아끼면 down payment 낼 정도는 모을 수 있습니다. 혹시 tenure를 못받으면 어떻하나 걱정하실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교수 직업 특성상 설령 tenure를 못 받더라도 1년동안 새로운 학교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주기 때문에 그동안 집을 팔 준비를 할 시간이 충분합니다. 더구나 미국 전역에서 rent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집을 사는 것을 추천합니다.

4. New Faculty Orientation
첫 학기 초나 직전에 신임교수 오리엔테이션을 하는데 아래와 같은 정보를 제공합니다.

- Faculty ID card: 학생 카드처럼 도서관이나 기타 학교 시설 이용에 필수적입니다.
- Direct deposit: 월급 입금 계좌를 지정합니다.
- Tax withdrawal: 소득세 원천징수에 대한 서식을 작성합니다. 혹시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교수로 임용되거나,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근무하다가 미국 학교로 옮기는 경우, 한국에서 미국으로 교환교수로 방문하는 경우에는 한국과 미국간의 tax treaty 덕분에 최대 2년간 federal income tax를 면제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분들은 대개 tax resident가 되기 때문에 tax treaty의 적용을 받을 수 없습니다. 조건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Tax Treaty (링크)의 Article 20 Teachers를 자세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Medical/dental/vision plan: 의료보험은 몇 가지 plan을 주고 그중에서 선택하라고 합니다. 비싼 보험료를 내는 plan이 의사나 병원 선택의 폭이 넓고 본인 부담금도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다거나 아기를 가질 예정이라면 가족들이 다닐 병원을 커버하는 plan을 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양 가족이 없고 건강하다면 굳이 비싼 plan을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 Retirement plan: 회계학 하는 분들은 대부분 알고 있겠지만, 연금에는 defined benefits plan과 defined contribution plan이 있습니다. 주립대학은 대개 두 가지 plan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반면 사립대학은 defined contribution plan (또는 401K)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립대의 defined benefits plan은 주정부가 지급의무가 있기 때문에 주정부 재정상태가 좋은 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주정부 재정상태가 안정적이면 defined benefits plan이 defined contribution plan보다 퇴직후 연금액이 더 많은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tenure-track faculty 에게는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tenure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만약 tenure를 못 받으면 학교를 떠나야 할텐데 defined benefits plan의 경우 vesting period가 pre-tenure period보다 길 수 있습니다. 제가 재직중인 학교의 경우 vesting period는 10년이고 (SUNY 도 10년이더군요), pre-tenure period이 6년이라서 tenure를 못 받으면 defined benefits plan에 가입한 교수는 defined contribution plan에 가입한 교수보다 적은 금액의 연금계좌를 가지고 학교를 떠나야 합니다. 제 경우에도 어쩔 수 없이 defined contribution plan을 선택했는데 한번 선택하면 defined benefit plan으로 전환이 불가능해서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대신 defined contribution plan은 다른 학교로 옮기는데 제약 조건이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

- Social security tax: 제가 근무하고 있는 University of Massachusetts의 교수는 주공무원들과 같이 social security tax의 납부가 면제됩니다. 하지만, 노후에 social security benefit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오리엔테이션 때 이에 대한 서약서에 서명을 요구했습니다. social security tax안내고 나중에 benefit을 안받는 것인데 뭐가 문제냐고 하시는 분이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희 학교에 오기 전에 다른 직장이나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social security tax를 이미 내던 분들은 동일한 조건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적은 benefit을 받게 됩니다 (저희 학교에 온 후 추가 납부가 없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주에서는 주립대 교수들도 social security tax내고 나중에 benefit을 받는 학교도 있더군요. 혹시 사립대학 또는 social security tax내는 주립대에서 social security tax를 안내는 주립대로 옮길 경우 적지않은 손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Windfall elimination provision (링크)를 참조하세요.

- Flexible spending account: Health care spending account와 Dependent care assistance program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매년 일정액의 금액을 한도내에서 지정하면, 월급에서 공제해서 따로 계좌에 적립하고, debit card로 해당 비용을 지불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Health care spending account는 본인 부담 의료비(치과 진료, 교정포함)나 의료용품(처방전 있는 안경 포함)을 구입할 때 쓸 수 있습니다. Dependent care assistance program는 부부가 맞벌이 (full-time student포함)를 할 때 13세 미만 자녀의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방학때 캠프 비용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입조건이 맞으면 두 plan 다 신청가능합니다. 월급에서 세전으로 공제하기 때문에 절세효과가 있으니 적절한 금액을 매년 지정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매년 일정 기간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적립된 금액이 없어지기 때문에 지출액을 잘 예측해서 지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 Life insurance: 저렴한 보험료에 생명보험을 가입할 수 있으니, 부양가족이 있을 경우 가능하면 가입해 놓는게 좋습니다.
- Disability benefits: 각종 사고로 인한 장애에 대한 보험 같은 것인데 cost-benefit을 잘 비교해서 결정하기 바랍니다.
- Tuition benefits: 본인이나 가족이 해당 대학 또는 제휴가 되어 있는 다른 대학에서 수강을 할 경우 수험료 면제나 감면을 받을 수 있는 혜택입니다. 잘 활용하면 꽤 큰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5. 첫 학기 강의 준비
박사과정 때 강의한 경험이 있는 과목을 강의하게 된 경우라면 다행이겠지만, 처음 가르치는 과목이면 어느 정도 강의에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특히 Teaching을 강조하는 학교라면, 첫 학기에 연구는 어느 정도 희생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써도 논문이 저널에 나오려면 최소 2-3년이 걸리는 반면, 강의 준비와 학생들 케어에 시간을 좀 더 투자하면 그 결과는 바로 학기말 강의평가로 나옵니다. 특히 사립대학의 경우 처음에 강의평가가 안좋으면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게 좋습니다. 계량화 된 강의평가 수치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쓰는 피드백까지 안좋으면 사립대학의 경우 1-2년후에 계약연장이 안되는 경우도 있으니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제가 교수가 된 후 강의를 준비하면 참고를 했던 몇 가지 자료의 링크를 첨부합니다. 나중에 tenure packet에 teaching statememt 준비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Joe Hoyle's Blog: http://joehoyle-teaching.blogspot.com/
AAA teaching award를 받은 분인데 teaching에 대한 좋은 글을 많이 올려 놓습니다. 그 중에서 아래의 두 글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http://joehoyle-teaching.blogspot.com/2018/11/advice-for-new-college-teachers.html
https://facultystaff.richmond.edu/~jhoyle/documents/Book-Teaching-X.doc.pdf

On Course: A Week-by-Week Guide to Your First Semester of College Teaching
by James M Lang
교육학 연구를 바탕으로 어떻게 첫 학기 강의를 준비할 지 조언하는 책입니다. 회계학에서 도입하기 힘든 내용도 적지 않지만, 회계학이나 경영학 교수들이 생각하기 힘든 사항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6. Tenure 준비
먼저 같은 과 Tenure 받은 교수님들에게 주기적으로 조언을 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잡 인터뷰 할때 들었던 기준과 실제 tenure 심사받을 때 적용되는 기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큰 틀보다는 세부사항에서 차이나는 경우가 많고, 5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기준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학과장이나 학장이 바뀌는 경우에 조심해야 합니다. 아예 tenure 기준을 "moving target"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따라서, 학과장이나 학장과는 academic issue 뿐만 아니라 non-academic issue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상담을 하는 게 좋습니다. 먼저 신임교수들에게 물어보는 분들도 있지만, 첫 학기 이후에는 대개 본인이 먼저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은 일종의 boss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공식적인 답변을 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다른 시니어 교수 중에서 Mentor를 구하는 게 좋습니다. 공식적인 mentor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학교 사정이나 시니어 교수들의 중론을 물어볼 수 있는 분을 첫 해부터 만들어 놓는게 좋습니다. 대개 연구는 어느 정도 접었지만 학과내에서 아직 영향력이 있는 분들 (예를 들어 promotion and tenure committee member, PTC) 이 여유 시간도 많고 가서 조언을 구하면 잘 답해 줍니다. 제 경우에는 제가 3년차에 은퇴한 교수님께 tenure packet을 검토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Chair나 Personnel committee에 있는 분들은 직접 평가하실 분들이기 때문에 tenure packet을 미리 검토 달라고 하기 부탁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chair나 commitee 경험이 있는 다른 시니어 교수님들에게 부탁하는 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또한 mentor가 아닌 다른 시니어 교수님들과도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Tenure 심사할 때 research, teaching, service 세 가지 공식적인 사항 이외에 "얼마나 좋은 colleague인가"라는 요소를 반드시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tenure 심사에서 피평가자인 교수 본인과 평가자인 department chair나 promotion and tenure committee간의 Expectation Gap을 줄이는 것입니다. Expectation Gap은 피평가자와 평가자가 생각하는 평가기준이나 평가방식의 차이일 수도 있고, 평상시에 가지고 있는 피평가자에 대한 perception일 수도 있습니다. 적지 않은 교수들이 스스로 하는 자신에 대한 평가와 시니어 교수님들이 평상시에 하던 평가간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tenure 평가 결과를 받고 실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조교수에 처음 임용되었을때 박사과정 지도교수이신 황이석 교수님의 하신 말씀을 마지막으로 인용합니다. "앞으로 5년간 박사과정 때처럼 열심히 공부하면 아마 tenure 받을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