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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일 수요일

학술저널 리뷰어 #2 이야기

오늘 동료 교수 한 분이 재미있는 논문을 공유해 주셨다.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ssqu.12824
저널 리뷰 과정에서 두번째 리뷰어 (속칭, Reviewer #2)가 자주 부정적인 의견이나 핵심에서 벗어난 의견을 제시한다는 생각이 학계에 퍼져있는데, Political Behavior의 리뷰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두번째 리뷰어의 의견은 첫번째 리뷰어의 의견과 유의적인 차이가 없고, 의외로 세번째 리뷰어가 첫번째 리뷰어보다 유의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낸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

회계학 저널들은 보통 2명, 적으면 1명의 리뷰어를 배정하기 때문에 세번째 리뷰어는 거의 없지만 다른 경영학 분야나 사회과학 분야는 3명 이상의 리뷰어를 배정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는 측면에서 일견 좋은 방법처럼 보이지만, 논문 저자 입장에서는 리뷰어가 많을수록 리뷰어 간의 의견(Revise and Resubmit vs. Rejection)이 갈리는 경우가 많고, 리뷰어들 간에 상반되는 수정 방향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서 논문을 수정하는 것이 훨씬 까다로와진다.

리뷰어가 많을수록 의견이 갈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수학적으로 비교적 명확하다. 예를 들어 특정 저널에서 R&R을 받는 확률이 20%라고 하자 (회계학 톱저널의 경우 1라운드 R&R 확률이 20% 근처로 추정하고 있다). 리뷰어가 1명이면 R&R확률 20%, Rejection 확률 80%다. 하지만, 리뷰어가 2명이고 두 리뷰어의 의견이 독립적이면 두 사람이 모두 R&R을 추천할 확률은 고작 4%,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릴 확률 (1명 R&R, 1명 rejection)이 32%, 두명 모두 Rejection을 줄 확률은 64%가 된다 (리뷰어가 3명이면 의견이 2:1 또는 1:2로 갈릴 확률이 무려 48%로 늘어난다).

문제는 두 리뷰어의 의견이 갈린 경우 Rejection을 선택한 리뷰어를 설득시키는 것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해당 논문이 다음 라운드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물론 두 명의 리뷰어가 완전히 독립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정말 좋은 논문은 두 리뷰어 모두 좋은 평가를 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두 리뷰어의 의견이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하더라도 두 리뷰어의 의견이 갈릴 확률이 다소 낮아질 뿐, 일단 의견이 갈리면 리뷰어 1명일 때 비해서 다음 라운드를 통과하기 더 어려워지는 점은 변함이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수준 높은 1명의 리뷰어를 배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일부 톱저널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식이다. 둘째, 2명이상의 리뷰어를 배정한다면 에디터들이 리뷰어들의 의견이 갈렸을때 좀더 적극적으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 리뷰어는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고 해당 논문에 대한 R&R 또는 acceptance/rejection 추천을 할 뿐이고, 결국 R&R 과 acceptance/rejection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저널 에디터이다. 따라서 저널 에디터는 리뷰어들의 의견이 갈리는 것이 상당히 흔한 현상임을 명심하고, R&R결정을 줄 때는 리뷰어들의 상충되는 의견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수정을 할 지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리뷰어들이 제시하는 수정 방향이 크게 다를 때 조차도 많은 저널 에디터들이 교통정리를 하기 보다는 리뷰어들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킬 의무를 묵시적으로 저자에게 떠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오늘도 많은 저자들이 R&R받은 논문을 어떻게 수정할 지 고민하고 있다.

2014년 8월 9일 토요일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에 실린 학술저널, 대학학점, 경제학 박사 졸업생의 연구성과에 대한 논문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경제학 저널 중에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가 있다. 전문가가 아닌 나같은 사람이 봐도 이해하기 쉬운 논문이 많고, 현실에서 중요한 사안을 한권에 여러 논문에 걸쳐 집중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아서 최근 연구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게다가 최신호까지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서 굳이 학교 도서관 웹사이트를 거칠 필요가 없다.

내 전공인 회계학과 직접 관련된 논문은 거의 없기 때문에 대개 RSS리더를 통해 Abstract 정도만 읽지만 시간이 많으면 읽고 싶어지는 논문이 적지 않게 있다. 이번 2014년 여름호에는 관심을 끄는 논문들이 여러개 있어서 소개한다.



Page Limits on Economics Articles: Evidence fromTwo Journals

American Economic Review (AER)와 Journal of the European Economic Association (JEEA) 에서 논문별로 페이지 제한을 했더니 탑저널인 AER은 큰 영향이 없었지만, JEEA는 다른 저널에 긴 논문을 뺏기더라는 결과. 그래서, 회계학도 탑저널 논문이 갈수록 길어지는 건가?


What Policies Increase Prosocial Behavior? An Experiment with Referees at theJournal of Public Economics

Journal of Public Economics에서 리뷰어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더니, 리뷰어들이 검토결과를 보내는 기간을 몇 가지 방법으로 줄일 수 있더라는 결과. 돈($100), 리뷰기간 제한, 평판(리뷰 기간을 공개한다)이 다 어느 정도 통하는데, Tenure받은 교수는 리뷰기간을 공개한다는 위협이 제일 잘 먹히더라고. 회계학 탑저널도 리뷰어가 라운드 별로 얼마나 시간을 오래 끄는 지 공개하면 좋을텐데.


The Effects of an Anti-Grade-Inflation Policy at Wellesley College

어느 학교나 학점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는데 옆동네에 있는 Wellesley 대학 (우리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에서 평균학점을 B+로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한 후 일어난 결과를 보고한 논문. 이 정책으로 인해 평균학점이 낮아진 학과의 경우 인종간 성적 격차가 더 커지고, 전공자 수는 줄어들고, 교수의 강의 평가가 낮아 졌다고. 강의평가는 학점 받기 전에 하는데 중간고사에서도 엄격하게 채점하는건가?


The Research Productivity of New PhDs in Economics: The Surprisingly HighNon-Success of the Successful 

미국 대학의 경제학 박사 졸업생들의 연구 실적을 분석한 결과인데, Top 10 경제학과의 박사 졸업생이 첫 6년간 내는 논문을 보니 AER 급의 저널에 0.03편(중위수 기준)을 싣는다고. 이정도라면 웬만한 대학에서도 Tenure는 힘든 수준이고, Top 10 에 들지 못하는 Carnegie Mellon대학의 박사 졸업생과 비교해도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고. 회계학은 탑스쿨 사람들이 교수들과 공저해서 탑저널에 싣는 경우가 많지만 경제학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2012년 2월 8일 수요일

CEO Compensation and Board Structure Revisited

오늘 Finance 세미나에서 발표된 논문인데 과정과 결과가 모두 재미있다.

Chhaochharia and Grinstein (JF, 2009) 에 따르면 미국에서 Independent Director비율에 대한 규정이 강화된 2003년부터 CEO의 보수가 평균적으로 17% 감소했다고 한다. 이 논문은 당시 강화된 규제의 정책적 효과를 지지하는 증거로 많이 인용되었다고 한다.

오늘 발표된 논문은 위의 논문의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논문이다. 865개 표본회사 중에서 2개 (Fossil과 Apple) 회사를 제외하면 통계적 결과가 더이상 유의하지 않다는 것이다. 두 개의 outliers 경우 CEO가 최대주주 (Fossil)이거나 절대적인 파워(Apple)를 가지고 있어서 규제강화 이후 연봉이 감소했지만 이사회가 감시를 잘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Fossil의 경우 CEO가 5% 정도의 주가 하락 때문에 이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원래부터 비교적 낮던 연봉을 자발적으로 줄였고, Apple의 Steve Jobs 경우에는 원래 연봉은 $1였고 규제 강화 이전에 일시적으로 받았던 거액의 스톡옵션, Restricted Stock, 보너스 (소형 항공기!)의 효과 때문에 총보수가 줄어든 것 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워낙 유명한 논문을 반박하는 논문이라서 고생을 많이 했다는데 Chhaochharia and Grinstein (2009)와 마찬가지로 Journal of Finance에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같은 주제로 독자적으로 시작된 두 개의 논문이 Journal of Finance 에디터의 권유로 하나로 합쳐졌다는 점이다. 회계나 재무쪽에서는 replication을 통해 기존 연구를 반박하는 논문이 톱저널에 실리는 경우가 드문데 하나의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세미나 논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1680476

추가: 퇴근 길에 만난 finance department 교수에 의하면 Journal 에디터의 권유로 두 논문을 합친게 아니라 두 논문의 저자가 자발적으로 합쳤다고 합니다. 세미나 발표자가 직접 한 얘기가 아니라서 확인은 어렵지만, 어쨌든 양 측의 공저자가 모두 윈윈한 경우입니다.

2012년 2월 3일 금요일

Investor Protection and Price Informativeness about Future Earnings: International Evidence

My paper accepted by Review of Accounting Studies is now available online at http://www.springerlink.com/content/r364tn1553tt0857/. If you do not have access right to the journal, you can download the accepted author's version at http://papers.ssrn.com/sol3/papers.cfm?abstract_id=1838962.

"Investor Protection and Price Informativeness about Future Earnings: International Evidence.”
(with In-mu Haw, Bingbing Hu, and Woody Wu)
Review of Accounting Studies 17 (2), 2012, forthcoming.

Abstract:
This study draws on the investor protection literature to identify structural factors in a country’s information environment that are likely to explain cross-country differences in the extent to which future earnings information is capitalized in current stock returns. Using a sample of 55,900 firm-years from 32 countries, we find that greater financial disclosure, higher quality earnings, and greater information dissemination through news media are associated with stock prices that are more informative about future earnings, whereas strong enforcement of insider trading laws is associated with stock prices that are less informative about future earnings. We also find that, on average, price informativeness about future earnings is greater in countries with strong investor protection. Our results illuminate the importance of structural factors constituting a country’s information environment in explaining cross-country variation in price informativeness about future earnings.

2012년 2월 1일 수요일

톱저널의 논문 한편이 회계학 교수 연봉에 미치는 영향


Market for Accounting Faculty by Sharad Asthana, Steven Balsam :: SSRN

회계학 교수 연봉에 관한 논문인데 핵심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회계학 교수가 top3 저널에 논문 한 편을 실으면 평균적으로 정교수 연봉은 2,500달러, 조교수 연봉은 9,000달러가 오른다. 그래서, 조교수가 top 저널 논문 한 편을 실으면 평생의 연봉상승분을 현재가치로 계산해서 총 10만달러의 가치가 있다.

2010년 2월 10일 수요일

회계부정이 적발되었을때 창업주가 CEO이면 CFO만 죽어난다?

이번 달에 배달된 Accounting Review를 보다가 재미있는 논문을 발견했다. 기업의 회계부정이 적발되었을 때 그 결과 누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느냐를 연구한 논문이다. 결론은 창업주가 CEO (Chief Executive Officer)인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CFO (Chief Financial Officer)가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창업주나 그 일가가 지배하는 기업에서 회계부정이나 조세포탈이 적발되면 월급쟁이 사장이나 다른 회계 및 재무담당 임원이 덮어쓰고 감옥까지 다녀오는 경우를 종종 보지 않았던가? 이런 현상이 미국에서도 있다니 흥미로운 결과이지만, 한편으로 사람사는 곳은 다 비슷한가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참고문헌:
Andrew, J.L., Michelle, L., Accounting Irregularities and Executive Turnover in Founder-Managed Firms. The Accounting Review 85, 287-314.

2010년 2월 1일 월요일

임원 전용 비행기가 기업의 가치를 하락시킨다?

최근 몇 년간 읽은 논문 중에 학술적인 측면을 떠나 순수하게 제일 재미있었던 논문은 Yermack (2006)이다. 핵심은 임원 전용 항공기가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주식 수익률이 4%나 낮다는 것이다. 4%라면 항공기 운영경비를 감안해도 주가가 많이 낮은 편이다. 이런 낮은 주가는 경영자가 누리는 급여 외 부대 혜택 (예, 고급 사무실, 전용 차량, 골프장 이용권)와 관련되어 있었다. 즉, 전용 항공기와 같이 경영자가 누리는 각종 부대 혜택이 경영자의 대리인 비용 (agency cost)를 반영한다는 해석이다.

이 논문이 다시금 내 뇌리에 박히게 된 계기는 2008년 11월에 미국의 소위 Big 3 자동차 업체 (GM, Ford and Chrysler)의 CEO들이 의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러 가면서 전용 비행기를 타고 간 사건이었다. 세금으로 도와달라고 가는 사람들이 유유하게 전용 비행기를 타고 갔으니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는 게 당연했다 (당시의 동영상). 논문의 결론처럼 전용 비행기가 대리인 비용으로 인한 비효율의 상징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문헌:
Yermack, D., 2006. Flights of fancy: Corporate jets, CEO perquisites, and inferior shareholder returns.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80, 211-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