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6일 금요일

샌프란시스코 여행기 - iPhone 활용

샌프란시스코는 실리콘 밸리가 있는 IT산업의 본산이라서 그런지 각종 IT제품을 사용하기 편리한 곳이다. 마침 샌프란시스코 가기 직전에 아이폰 4를 구입했기 때문에 간단한 활용기와 관련 제품에 대한 소감을 써 본다.

1. 아이폰
제일 먼저 준비한 것은 데이터 로밍을 끄는 것이었다. 현재 이용중인 홍콩 이동통신사의 경우 Day Pass (하루 무제한)로 데이터로밍을 할 경우 HK$168 (우리 돈 2만 5천원 정도)를 내야 하고 그냥 데이터 로밍을 쓰면 말 그대로 요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데이터 로밍은 출발 전에 끄고 항공기를 탄 다음에는 아예 셀룰러 데이터까지 꺼버렸다. 물론 항공기 안에서는 에어플레인 모드로 변경.

데이터 로밍이 안되니까 Wi-fi 접속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호텔 예약할 때부터 무료 wi-fi가 있는지 확인했다. 원래 학회가 열리는 Hilton과 Park 55호텔은 너무 숙박비가 비싸서 같은 4성급 호텔로 2블럭 떨어진 Prescott 호텔을 Priceline.com을 통해 예약했다. 그 덕분에 절반 이하의 가격에 숙박할 수 있었고, Wi-fi까지 무료라서 적지 않은 돈을 절약할 수 있었다 (Hilton과 Park 55는 wi-fi가 유료). Wi-fi 접속이 비교적 쉽고 속도도 잘 나와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Prescott호텔이 속한 Kimpton호텔 체인 멤버쉽에 무료로 가입하면 가입시에 등록한 이메일 주소만 입력하면 바로 접속이 되었다. 한번 접속하면 Profile이 남아 있어서 다음 번 접속할 때 추가로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또 한 가지 걱정되었던 것은 배터리 충전인데 다행히 Cathay Pacific의 항공기에는 좌석마다 전원이 있어서 충전할 수 있었다. 혹시나 공항에서 충전할 시간이 있을까 해서 충전기를 들고 타는 가방에 넣었는데 요긴하게 썼다.

아이폰 4를 출발 이틀 전에 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안 가져 갔으면 많이 후회할 뻔 했다. 넷북도가져갔지만 MS-Office파일 편집 이외에는 쓸 일이 없어질 정도였다.

2. 아이폰 앱
여행 중에 주로 사용한 앱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아이폰에 기본으로 내장된 앱들이다.
Mail: 이메일 확인을 위한 필수 앱.
지도: 말 그대로 지도 앱. Wi-fi 접속이 필요하므로 호텔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주로 확인.
음성메모: 본인의 발표 때문에 듣고 싶었던 프리젠테이션에 보지 못하게 된 지인의 부탁으로 녹음하는 데 사용. 의외로 깨끗한 음질에 놀람.
카메라: 사진과 동영상 촬영용. 디지탈줌이 있다는 것은 알았는데 어떻게 쓰는 지 몰라서 처음에 좀 고전함. 동영상 기능이 예상보다 괜찮았음.

다음은 개인적으로 설치한 앱들이다.

Textie (무료): 인터넷을 통한 문자메시지 앱. 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다른 많은 문자메시지 앱들과는 달리 이메일 주소로 등록가능하고, 무엇보다 Push가 빨리 가서 인터넷을 통하지만 거의 실시간 문자메시지가 가능하다. 홍콩과의 시차 때문에 일단 문자를 보내서 통화가능 여부를 확인한 다음 Skype으로 전화통화를 했다.

Skype (무료): 유명한 인터넷 전화 앱. 와이프에게 예전에 쓰던 아이팟 터치를 주고 직접 연결해 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었다. 그래서 유료지만 와이프 핸드폰으로 통화를 했다. 그래도 시내 통화료 (홍콩은 유, 무선전화 요금 동일)니까 로밍 전화와는 비교도 안되게 싸다.

Tripit (무/유료): 여행 일정관리 앱. 무료 버전은 광고가 나오는데 무료버전으로도 충분하다. 여행 일정을 웹사이트에 등록한 다음, 항공기, 호텔, City Tour 등의 예약 이메일을 forwarding하면 따로 입력할 필요없이 해당 정보를 등록해 준다. 학회 및 각종 식사 약속들도 웹사이트에 입력해 놓으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Off-line모드에서도 마지막으로 온라인에 접속해서 업데이트해 놓은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GoodReader (무/유료): MS 오피스 파일과 PDF파일 리더. 유료버전 사용중인데 돈이 안 아까움. 길거리에서 Wi-fi가 안되는 경우를 대비해서 PDF로 된 각종 지도를 다운받아서 저장해 두었다. PDF 지도는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각종 도시별 관광안내 사이트나 교통편 사이트에서 구할 수 있다.

Instapaper (무/유료): 웹페이지를 저장했다가 볼 수 있는 앱. 유료버전 사용중인데 역시 돈 값을 하고 남음. 저장은 웹브라우저에서 클릭 한번이면 끝. 학회 일정과 각 세션별 논문 목록을 저장해 두었다 수시로 확인하였다. 두꺼운 프로그램을 찾는 것 보다 이게 훨씬 편하다. 더구나 긴 웹페이지는 다시 열면 마지막에 본 부분을 보여주므로, 수많은 세션중에서 관심있는 곳을 마지막으로 보면 자연스럽게 그 자리로 되돌아가는 효과가 있어서 편리하다.

Awesome Note (무/유료): 메모 앱. 유료버전 사용중. 주로 와이프의 요청에 따라 쇼핑할 목록을 기록.

그밖에 평상시에 자주 사용하는 Osfoora (트위터용 앱), MobileRSS (RSS리더), Numerous (공학용 계산기, 팁과 환율 계산용) 등을 이용하였다.


2. 아이패드
홍콩에 아이패드가 출시되었지만 카메라 장착된 다음 모델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번 여행에서 공항이나 스타벅스 같은데서 아이패드를 수시로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짧은 기간동안 많이 사람이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여행 중에는 다른 노트북이나 넷북보다 훨씬 편리한 제품인 것 같다.

또한, 숙박한 호텔이 애플스토어에서 멀지 않아서 직접 가 보았다. 미국 iTunes 계정용 Gift card를 구입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주변의 어느 상점보다 많이 사람들이 줄을 서서 애플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보니 왜 애플이 시가총액 세계 1위의 IT기업이 되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3. Wi-fi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호텔에서 Wi-fi를 무료로 쓸 수 있어서 통신비 중에 많은 부분을 절약할 수 있었다. 호텔이 Union Square에 가까운 번화가 쪽이라서인지 주변을 돌아다닐 때도 Public Free Wi-Fi나 비밀번호가 안 들어간 Wi-Fi를 수시로 잡을 수 있었다. 특히 스타벅스는 얼마 전부터 비밀번호 없이 무료로 Wi-Fi를 쓸 수 있게 해 두었기 때문에 곳곳에 보이는 스타벅스 문 옆에서 몰래 Wi-Fi를 몇 번 썼다. 특히 예정에 없던 곳을 가야 할 경우 주소도 모르기 때문에 PDF지도에서 찾기가 힘들어 몇 번 길을 헤맸는데, 이럴 때 Wi-Fi로 연결한 지도로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Free public wi-fi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 점이었다. 출발전에 구글로 검색해 보니 9월부터 사용가능하다고 했는데 막상 Free public wi-fi가 떠서 접속해 보니 역시나 접속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T-mobile의 $7.99짜리 DayPass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온라인 등록시 우편번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홍콩은 면적이 작아서인지 우편번호가 없다. 신용카드 사용자 주소의 우편번호를 확인하는 것 같은데 빈칸으로 남기거나 아무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아예 처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로밍폰(데이터 로밍이 아니라)으로 집으로 전화해서 샌프란시스코 출발을 알려줄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여행갈 때마다 아이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될 것 같다. 아이패드까지 산다면 넷북은 여행때 가져가지 않을 것 같다. 하긴 집에서 넷북은 딸아이 장난감이 된 지 오래됐고, 갈수록 효용이 줄어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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