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2일 화요일

한심한 인터넷 뱅킹 보안프로그램

어제 집사람이 우리은행 인터넷 뱅킹을 하려고 하니 에러가 나면서 접속이 안된다는 불평을 했다. 실제로 인터넷 뱅킹 사이트로 들어가 보니 '브라우저 오작동'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익스플로러가 닫혀버렸다. 예전에 농협 인터넷 뱅킹에서도 원인 모를 이유로 접속이 안되어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다만 ActiveX 보안프로그램에 뭔가 문제가 있으리라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그때는 다른 ID로 Xp에 로그인한 다음 접속해서 해결했다.

문제는 이번에는 당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우리은행 고객센터에서 시키는 대로 설치된 각종 보안프로그램을 다 지우고 다시 설치했지만 이번에는 'XecureWeb 에러'라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또 안된다. 그래서 해당 프로그램을 다 제어판에서 지우고 들어가니 공인인증서 로그인이 되었다.

더 웃기는 것은 그 다음이다. 보안 프로그램 지울때 어느 것이 우리은행에서 설치한 것인지 몰라서 보안프로그램이라 생각되는 ActiveX프로그램을 모두 지웠다. 그래서, 국민은행의 내 계좌를 들어가려고 다른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니 이번에 국민은행 계좌가 로그인이 안된다. 이런, 두 은행 보안프로그램이 충돌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은행 XecureWeb프로그램을 제어판에서 지우고 나니 국민은행 보안프로그램을 다시 설치하니 인터넷 뱅킹에 들어가 진다. 혹시나 해서 이번엔 다시 우리은행에 로그인해봤는데 역시나 또 에러다. 이러다가는 매번 은행들어갈 때마다 해당 프로그램을 지우고 재설치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ActiveX와 은행별로 별도의 보안 프로그램 쓰는 한 이런 문제는 항상 일어날 수 있다. https를 쓰는 항생은행 인터넷 뱅킹 쓰다가 우리나라 은행 인터넷 뱅킹을 가끔씩 들어가면 속이 터진다.

2009년 12월 20일 일요일

모바일 인터넷 사용 후기

사실 간단한 인터넷은 사용한 적이 있었지만, 데이터 요금이 겁나서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은 오늘이 4일째이다.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은 아니지만 풀터치폰(한국에선 햅틱폰으로 알려진 폰)이기 때문에 내장 웹브라우저를 쓰는데 3G라서인지 속도는 불편한대로 쓸만하다. 모바일로 최적화된 사이트들만 들어가서인지 데이터 사용량도 하루에 평균 1MB를 넘지 않는다. 한달에 100MB 무료니까 충분할 듯하다. 그럼, 지금까지 사용해본 서비스별 후기다.

1. 웹서핑: 꼭 필요한 것만 가능한 모바일버전으로 최적화된 url을 사용한다.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모바일버전을 위주로 보니 볼만하다.
2. PIMS: 사무실 PC의 아웃룩 데이터를 구글 캘린더에 자동 싱크해두고 모바일 인터넷으로 확인한다. 쌍방향 싱크는 아웃룩에 입력된 반복 약속을 구글 캘린더에선 복수의 단일 약속으로 인식해서 계속 싱크를 하다보면 같은 약속이 중복되어 발생한다. 이 문제 때문에 구글 캘린더를 안쓰는 사람도 있는데, 그 대안으로 PC에서 구글 캘린더로 일방향 싱크만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사무실 밖에서 새로 약속을 잡을 때이다. 처음엔 구글 캘린더에 별도로 프로파일을 만들어 거기다 입력했다가 나중에 사무실 아웃룩으로 입력해 둘 계획이었다. 그런데, 쉽게 잊어버릴 위험이 있었다. 그래서, 아예 google task에 입력하는 걸로 바꿨다. IGoogle에 google task가 뜨기 때문에 약속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잊을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3. 이메일: 학교 이메일을 모두 구글 지메일에 포워딩 해 뒀으니 지메일에 접속해서 보면 된다. 특히 지메일은 폴더 대신 레이블을 사용하는데 매일 오는 소식지 같은 중요하지 않은 이메일은 별도로 구분해서 중요한 것들만 따로 검색할 수 있게 해 뒀다.
4. 사전: Wikipedia를 쓰면 된다. M.dictionary.com도 북마크해 뒀다. 다음 모바일사전도 시도해 봤는데 역시나 한글을 못 읽는다.
5. 지도: 구글맵스를 자바 애플릿 버전으로 다운은 받았는데 데이터 용량이 크다고 하니 꼭 필요할 때만 가끔씩 써야겠다.
6. 뉴스: 어차피 한글을 못 읽기 때문에 영문 뉴스만 읽을 수 있다. 따라서, 구글 뉴스이면 충분하다.

그러고 보니 완전히 구글 서비스로 모든게 정리되어 버렸다. 지메일, 구글 캘린더, 구글 태스크, 구글 맵스, 구글 뉴스까지. 모바일에서까지 구글의 영향력은 정말 대단하다.

2009년 12월 10일 목요일

아이폰 살 생각을 접으면서

지난 주부터 아이폰에 혹해서 거의 1주일 가까이 매일 고민하다가 살 생각을 접었다. 사실 한국에서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인터넷이 온통 아이폰 얘기라서 더 마음이 흔들린 것도 있었다. 그래서, 어제는 아예 현재 무선전화 계약을 1년 연장해 버려 지름신의 강림을 원천봉쇄 해렸다. 대신 현재와 비슷한 요금에 매달 인터넷을 데이터 100MB까지 무료로 쓸수 있는 것으로 변경했다.

내 나름 신중한 선택이었다. 아이폰을 샀을 때 누릴 수 있는 효과를 열심히 분석해서 내린 결론이니까. 다음이 아이폰의 예상 혜택인데, 대부분 대체 수단도 있어서 80만원 가까이 하는 아이폰 가격 (보조금 끼고 사도 결국 매달 요금을 할부금액 정도로 추가 부담해야 한다)을 부담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1. 웹서핑: 느리지만 지금 핸드폰에 데이터 요금제를 변경해서 사용가능하다.
2. PIMS: 사무실 PC의 아웃룩 데이터를 구글 캘린더에 자동 업데이트하도록 해놨으니 무선웹으로 확인해 보면 된다. 새로 약속을 잡을 때는 구글 캘린더에 별도로 프로파일을 만들어 뒀으니 거기다 입력했다가 나중에 사무실 아웃룩으로 입력해 두면 된다.
3. 이메일: 학교 이메일을 모두 지메일에 포워딩 해 뒀으니 지메일에 접속해서 보면 된다.
4. 사전: Wikipedia를 쓰면 된다. 다음 사전도 모바일버전이 있던데 한글이 읽힐지 의문이다.
5. 지도: 구글맵을 쓰려고 하는데 데이터 용량이 크다고 해서 약간 걱정중이다.
6. 킨들 이북리더: 이건 대안이 없지만, 고작 지하철이나 이동중에 쓰려고 아이폰 사긴 무리다. 어차피 항상 논문 1, 2개씩 들고 다녀도 피곤하면 안 읽는 걸.
7. 게임: 정신건강상 안하는게 좋다.

한 마디로 속도는 느리지만 얼마든지 대안은 있다. 안 그래도 사무실과 집에서 컴퓨터 앞에 늘 살아서 내 스스로도 중독 증상이 심각해 보이는데 굳이 이동중에까지 웹을 할 필요는 없다. 아니 안 하는 게 좋다.

게다가 내년 여름 되면 아이폰도 새 모델이 나온다고 하고, 아이 태블릿도 나온다는데 굳이 급히 살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사실 PDF 때문에 킨들DX 샀는데 킨들 2에서 PDF 지원되면서 인터내셔널 버전까지 나오니 후회하고 있다. 아무래도 나는 Early Adopter 체질은 아닌가 보다. 어느 정도 시장이 무르익을 때 들어가야지. 아이폰은 벌써 충분히 무르익었지만...

2009년 9월 27일 일요일

2년간 살면서 느낀 홍콩의 식당 문화와 이용시 주의사항

홍콩의 식당을 이용할 때 몇 가지 주의사항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나라와 다른 식당 문화라고 할까요? 2년 넘게 살면서 별 5개짜리 호텔부터 동네 분식점까지 경험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이미 다른 분들이 많이들 올리신 내용들도 있으니 중복된다고 구박은 마세요. 그리고, 제가 광동어를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어서 일부 광동어라고 쓴 것이 실제 발음과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1. 그릇 치우기
홍콩에 처음 오신 분을 제일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 식사중에 빈 그릇을 바로 바로 치워버리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객에게 빨리 나가란 부정적인 의미를 줄 수 있지만, 홍콩에서는 그런 뜻이 없으며 빈 그릇을 빨리 치우는 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별 5개짜리 호텔을 가도 중국 음식점에선 빈 그릇이 보이면 웨이터나 웨이터리스가 정중히 치워도 되는 지 물어봅니다. 저렴한 식당에선 물어보지도 않고 바로 치우지요. 오히려 테이블은 좁은데 딤섬 그릇이 빈 채로 잔뜩 쌓여 있으면 손님이 짜증냅니다. 혹시 이런 방식이 심기에 거슬리시면 접시마다 음식을 조금씩 (대략 10% 정도) 남겨 놓으세요. 그러면 대개는 안 치웁니다. 그래도 치우려고 하면 그냥 정중히 No라고 하세요.

2. 이빠진 그릇
우리나라에선 이빠진 그릇을 부정적으로 보지만 홍콩에선 전통의 상징으로 본다네요. 그래서, 관광객들이 가는 고급 식당 (호텔내 식당 포함)이 아닌 경우엔 꽤 좋은 식당인데도 이빠진 그릇을 종종 봅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긍정적으로 보세요.

3. 그릇 씻기
웬 만한 대중음식점에서는 각 손님별로 제공되는 작은 그릇 (우리나라 앞 접시와 동일한 역할), 컵, 젓가락을 각자가 씻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될 겁니다. 중국 식당에서 기본적으로 차주전자와 리필할 뜨거운 물주전자가 나오는데 뜨거운 물로 각자 한번 더 씻은 뒤 함께 제공되는 큰 그릇에 물은 비우면 종업원이 치워줍니다. 물버리는 큰 그릇에 음식을 덜어 먹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예전에 사스(SARS)가 번질 때부터 보편화된 것이라는데 실제 소독효과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더러운 그릇은 씻을 필요없이 바로 바꿔달라고 하세요. 호텔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고급식당, 한국식당에선 따로 씻을 필요가 없습니다.

4. 공용 젓가락
중 국 음식은 중앙에 요리나 딤섬을 두고 각자 필요한 만큼 자신의 그릇에 덜어 먹는 식으로 먹습니다. 따라서 덜어먹는데 쓰는 공용 젓가락 (광동어로 "콩파이") 및 숫가락이 별도로 제공됩니다. 대개 개인용 젓가락과 공용 젓가락이 색이 다른데 혼동해서 쓰지 마세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끼리는 그나마 용인이 되겠지만, 홍콩 사람들과 식사할 때는 꼭 구분해서 써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끼리도 요즘은 신종플루 문제도 있으니 위생을 고려해서 공용 젓가락을 따로 쓰세요.

5. 코스요리
관광오시는 분들은 겪을 가능성이 별로 없겠지만, 혹시 중국 식당에서 코스요리를 드시게 될 경우에는 미리 나오는 요리의 순서와 갯수를 대충 머리속에 그리면서 식사하는 게 좋습니다. 중국에선 주인이 손님에게 넉넉하게 요리를 대접해서 남기도록 하는게 예의랍니다. 그래서, 코스요리의 양이 웬만한 부페에서 배터지게 먹는 양보다 많습니다. 요리가 나오면 각자 덜어 먹거나 좋은 음식점의 경우 웨이터가 사람마다 조금씩 덜어줍니다. 제 경우에 처음 코스요리(11가지 요리코스)를 먹었을 때 주는 대로 먹다가 나중에 배불러서 밤새 소화불량에 고생한 적이 있습니다. 자신의 양을 염두에 두면서 입에 안 맞는 음식은 건너 뛰거나 맛만 보고 남겨도 무방합니다.
일부 고급 중식당을 가면 개별 요리 대신 코스요리를 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국요리를 특별히 즐기는 분이 아니라면 코스요리 보다는 개별 요리를 주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코스요리는 중국사람들 입맛에 맞게 선택된 요리들이 대부분이라서 한국 사람 입맛 (특히 처음 홍콩오는 분들)에는 안맞는 요리도 많습니다. 코스요리가 하나씩 주문하는 것보다 싸다고 권하는데, 입맛에 안맞는 요리를 코스에서 제외하고 나면 개별 요리를 시키는게 더 싸고 맛있게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스요리는 그래서 저는 제 돈 내고 홍콩내 중식당에 코스요리 먹은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모두 회식같은데서 얻어먹었죠.

6. 늦게 나오는 음식
대 중적인 딤섬집이나 요리집에 가면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주문한 음식 중에서 한참이 지나도 안나오는 것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외국이라고 가만히 있으면 하염없이 기다릴 수 있으니 적당히 기다려보고 웨이터 불러서 재촉해야 합니다. 종종 주문이 주방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7. 주문과 다른 음식
대중 음식점의 경우 주문과 실제 나오는 음식이 안맞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웨이터나 웨이트리스들이 여러 테이블을 정신없이 서빙하기 때문에 주문이 주방으로 잘못 전달되기도 하고 다른 테이블로 가야할 음식이 서빙되기도 합니다. 음식 관광객의 경우 자신이 잘못 주문해서 그런가 싶어서 그냥 참고 넘기는데, 이상하면 꼭 웨이터 불러서 메뉴판의 어느 것인지 확인해 보세요. 원래 주문과 틀리면 정정하시면 됩니다. 이 경우 거의 100% 식당측의 과실이기 때문에 대개 군말없이 주문의 정정해 줍니다. 만약 새로 음식을 조리해서 먹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싶으면 해당 요리를 취소하세요.

8. 계산서 확인
식사를 마치면 광동어로 "마이딴"이라고 하면 계산서를 가져다 줍니다. 이때 반드시 자신이 먹은 음식과 비교해야 합니다. 요리 이름을 한자로 읽기 힘들면 원래 주문할 때 메뉴판에서 봤던 가격을 떠올리면서 먹은 요리 갯수와 비교하세요. 대중음식점에서는 가끔 오류가 있는 계산서를 들고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험상 계산서가 더 많이 나오는 경우와 더 적게 나오는 경우가 비슷한 것을 보면 바가지를 씌우기 위한 고의는 아니고 말 그대로 착오인 듯 합니다. 또 착오를 지적하면 군말없이 수정도 잘 해줍니다.
차는 아무 말이 없어도 별도로 요금을 청구하니 계산서 받고 놀라지 마세요. 이건 여기 상관습이니 자신은 죽어도 차를 마시기 싫다는 분은 처음부터 차를 거부하세요 (거부가 안 통하는 식당도 있습니다). 손님이 차종류를 지정안하면 관광객들에게는 대개 말없이 자스민차 (광동어로 "향핀")을 줍니다. 혹시 저처럼 자스민차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시면 철관음(광동어로 "티꽌인")을 주문해 보세요. 초보자들도 비교적 부담없이 마실 수 있습니다.
마 지막으로 서비스 차지(미국의 팁과 동일하다고 보면 됨) 10%가 패스트푸드점이나 저렴한 분식점을 제외하면 거의 예외없이 계산서에 추가되어 나옵니다. 메뉴판을 보면 메뉴판의 가격에 10% 서비스차지가 추가된다고 작게 써 놓습니다. 또, 현금으로 결재하면 잔돈 중에 동전을 잔뜩 가져와서 일부를 추가 팁으로 남겨주길 은근히 원합니다. 물론 저는 이런 꼴보기 싫어서 신용카드로 1센트까지 딱 맞춰서 결재하지요.

9. 몇 가지 아쉬운 점.
홍콩의 식당 문화이니 불만을 가져봐야 어쩔 수 없지만 항상 아쉽거나 불편하게 여기는 점을 몇 가지 적습니다.
첫 째, 시끄러운 소음. 홍콩 대중식당에 가면 우리나라 식당에 비해 정말 시끄럽습니다. 심지어는 보통어 쓰는 중국사람이 광동어가 더 시끄럽다고 불평할 정도지요. 혹시 중요한 식사라면 따로 칸막이로 분리된 방으로 예약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제 경우엔 보통 때는 구석진 자리를 선호합니다. 적어도 사방에서 소음이 들리진 않으니까요.
둘째, 분식점 같은데는 당연히 합석을 권유합니다. 이건 좌석이 제한되어 있으니 뭐 참아야지요.
셋 째, 종이 냅킨이 테이블마다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법 고급 식당인데도 작은 종이 냅킨 1장 주고는 땡입니다. 물티슈 한장 주면서 종이냅킨은 아예 없다고 하는 식당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종이 냅킨 많이 쓰는 사람은 아예 휴대용 티슈를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넷째, 빈 그릇이나 요리를 서빙할 때 거의 던지다시피 탁탁 내려놓는 식당도 종종 있습니다. 이제는 그러려니 하지만, 처음에는 상당히 기분나쁘지요.
다섯째, 설거지 통을 카트에 끌고 다니면서 빈 그릇을 치우는 대중 식당이 종종 있는데 식사중에 더러운 설거지 통이 옆으로 왔다 갔다하면 비위가 상하지요.

10. 몇 가지 좋은 점
첫 째, 전세계의 주요 음식을 거의 모두 본토 주방장의 솜씨로 맛볼수 있습니다. 중국음식은 북경, 상해, 사천, 광동의 4대 요리는 해당 지역 출신의 주방장이 하는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그외에도 유럽(프랑스와 이태리는 기본)과 아시아(인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등) 각국의 요리를 서울에서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둘째, 홍콩에는 디저트 요리 전문점이 많습니다. 포홍에서도 잘 알려진 허니문 디저트나 허유산이 대표적이지요. 제가 남자치곤 단 음식을 좋아해서인지 디저트 전문점이 꽤 마음에 듭니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업종이지요.
셋 째, 패스트 푸드점나 푸드코트에서 음식을 먹고 난 뒤에 안 치워도 됩니다. 홍콩에서 셀프 서비스라고 하면 준비된 음식을가져가는 게 셀프서비스이고, 먹고난 뒤에 치우는 건 직원들이 알아서 치웁니다. 치우는 것도 요구하는 식당이 있는데 안 치우고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11. 정리하는 글
중국사람 중에 미식에서 인생의 낙을 찾는 사람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홍콩은 중국 각지는 물론이고 및 전세계의 음식이 제공되는 식당이 있어서 미식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큽니다. 더구나 더운 날씨와 기혼여성의 적극적인 사회활동 때문에 외식문화가 굉장히 발달해 있습니다. 심지어 하루 세끼를 외식으로 해결하는 집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인기 있는 식당에선 예외없이 식사시간 때마다 엄청나게 많은 손님들이 줄을 서거나 번호표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립니다. 주말 저녁 같은때는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하고 1시간 기다리는 것도 보통입니다. 따라서좋은 식당에서 평생에 몇 번 안되는 멋진 식사를 계획중인 분들은 예약이 필수입니다.

홍콩에 오실 분들이 다들 즐거운 식사와 여행을 하는데 위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009년 9월 22일 화요일

2년간 홍콩살면서 경험한 계절별 홍콩날씨

홍콩에서 거주한지가 벌써 2년이 넘어 3년째에 접어드는 홍콩가요입니다. 처음에 홍콩으로 올 준비할 때 만든 닉네임인데 이제는 좀 어색하군요. 지난 2년간 겪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대략의 계절별 날씨를 정리해 봅니다. 정확한 월별 평균 온도나 이번 주 일기예보 같은 건 홍콩기상대 (http://www.hko.gov.hk)의 자료를 참조하세요. 몇 달 뒤의 여행계획을 짜는 분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써 봅니다.


1-2 월: 홍콩의 본격적인 겨울 시즌입니다. 낮에도 기온이 꽤 싸늘해서 실내에 있으면 춥다는 느낌이 듭니다. 비는 거의 오지 않고 습도도 상대적으로 낮아서 (그래도 한국보다는 훨씬 높죠) 낮동안에 야외활동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

문제는 밤에 실내에 있을 때, 특히 잘 때입니다. 1월정도 까지는 그나마 견딜만 하지요. 2월에는 구정 전후가 1년중에 가장 춥고, 최저기온이 영상 10도 정도로 내려갑니다. 영상 10도에 푸하하 하시는 분은 왔다가 홍콩 독감 걸리기 딱 좋습니다. 한국에서 오시는 분 중에 홍콩 날씨가 따뜻하다고 (온도만 보면 그렇죠) 한국에서 올 때 혹시라도 외투를 공항에서 맡겨 놓는 서비스를 이용하실 생각이라면 절대 안됩니다.

거의 모든 건물에 난방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아주 드물게 호텔에 난방있는 경우 있음) 호텔방에서 자다 보면 한기에 오돌오돌 떨게 됩니다. 더구나 건물 내벽이 1년중에 머금었던 습기를 습도가 낮은 겨울에 내뿜어서 말그대로 한기에 뼛속까지 시릴 수 있습니다. 한술 더 떠서 일부 호텔에선 환풍목적으로 에어콘을 겨울에도 돌립니다. 제가 4년전인가 처음 홍콩 방문한게 1월이었는데 추워서 외투입고 호텔방에서 잤습니다. 호텔방에 에어콘 스위치를 아예 꺼도 기본적인 환풍기능이 돌아가는 데 추워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3-4월: 봄이 시작되면서 날씨가 어느 날 갑자기 더워집니다. 날씨가 따뜻해 지는 건 좋은 데 대신 비도 자주 오기 시작합니다. 11-12월 다음으로 그나마 여행오기 나은 시기입니다. 하지만 빠르면 4월 중에 우기가 시작됩니다. 우기 얘기는 5월달 얘기에서.


5-6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됩니다. 5월 날씨가 우리나라 초여름 날씨이고 본격적인 우기가 옵니다. 홍콩의 우기를 우리나라 장마철이라 생각하시면 큰 오산이지요. 우리나라는 장마철에도 며칠 비오면 하루 이틀 햇볕을 볼 수 있지만, 홍콩은 주구장창 1-2주일씩 비오고 잔뜩 흐린 날씨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작년 6월 장마철에 한국 갔다가 "아이 상쾌해" 했다는 거 아닙니까? 여기는 비가 와도 기본 온도가 27-28도에 30도는 선택이며 습도가 매일 99%입니다. 집에서 15리터짜리 제습기(가습기 반대 아시죠?) 세 대를 돌려면 아침 저녁으로 두 번씩 가득찬 물을 비워야 합니다.

6월이면 벌써 완전 한여름 날씨입니다. 낮에는 30도를 넘고 최저기온도 25도 이하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열대야 기준이 최저기온 25도란 거 아시죠? 더 큰 적은 습도. 습도 90%이하인 날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에어콘이 생활 필수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홍콩에서 가본 모든 건물에는 기본적으로 에어콘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대신 난방시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지요). 아무리 낡은 건물에도 에어콘은 있었습니다. 한 가지 문제라면 밖과 기온차이가 너무 심해서 감기걸리기 딱 좋다는 거죠. 대중교통인 지하철과 버스 (일부 버스와 트램은 제외)에서도 에어콘을 빵빵하게 틀어서 밖에서 돌아다니다 들어서면 갑작스런 찬 공기에 놀라게 됩니다. 그래서 한여름에도 긴 팔 옷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7-8월: 이때는 아예 밖으로 많이 안 돌아 나가는 게 건강에 좋습니다. 온도는 기본이 32-33도, 습도는 95-99%. 고온 다습의 열대 기후가 어떤지 몸소 체험해 보고 싶으면 뙤약볕 밑에서 5분만 걸어보세요. 어느덧 땀으로 샤워중인 자신을 발견합니다. 공기중에 수분만 있고 산소가 부족해서 숨이 막힙니다. 가끔은 내가 물속을 걷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집니다. 이쯤되면 에어콘은 신의 선물입니다. 에어콘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싫습니다. 저도 우리나라에 있을 땐 에어콘 안 좋아했습니다. 2년만에 요즘은 밤에도 에어콘 약하게 켜놓고 대신 얇은 이불 덮고 잡니다. 에어콘 끄면 30분 내로 열대야의 진수를 맛볼수 있습니다. 호흡곤란, 미열, 무기력증...

7월부터 9월까지는 종종 태풍이 홍콩에 영향을 주니 일기예보를 확인하세요. 지난 주에 태풍 경보 8호가 떠서 한국에서 관광 오신 분들도 좀 고생하신 것 같더군요. 8호가 뜨면 모든 학생과 직장인들이 동시에 귀가하기 때문에 택시도 잡기 힘들고 버스나 지하철도 미어 터집니다. 우리나라 태풍에 비해 비는 특별히 많이 온다는 느낌은 안 드는데 바람은 장난이 아닙니다. 저희 집이 산 중턱에 있어서인지 태풍 오면 온 집에서 귀신소리가 납니다. 윙~ 윙~


9-10월: 9월까지는 우리나라 한여름 날씨와 똑같습니다. 지금이 9월 22일인데 오늘 낮 최고기온 30도. 지난 주는 주구장창 32-33도. 그래도 10월에 접어들면 가을 기분이 조금씩 납니다. 더위가 한풀 꺾여 최고기온이 30도 이하로 내려가고 습도도 90% 이하로 떨어지지요. 이 때부터 살만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11월-12월: 가장 살기 좋은 시즌입니다. 여행오시는 분에게 가장 추천하는 시기이기도 하구요. 습도가 약간 높지만 우리나라 가을 날씨와 가장 유사합니다. 비도 거의 안오고 날씨도 적당히 시원해서 관광이나 야외활동하기에 최적입니다.


요약해서 만약 날씨만 따져서 관광에 좋은 시기를 고른다면 11월이 제일 좋고 10월과 12월이 그 다음이고 3월과 4월이 그 다음입니다.

요 즘은 기상이변 때문인지 위에서 말한 것이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작년 2월은 최근 수십년간 가장 추웠다가, 올해 2월의 경우 수십년간 가장 따뜻한 겨울이었다고 하니 말입니다. 게다가 올해 8월은 33도 이상이 되는 날이 또 지난 수십년간 가장 많았던 더운 여름이었다네요. 여행 계획할 때 그저 참고삼아 읽어보세요.

써 놓고 보니 홍콩날씨가 굉장히 안 좋은 것처럼 써 놨군요. 못 살 정도까진 아니구요. 홍콩이 날씨면에서 그냥 살만한 곳이라면 우리나라는 아주 살기 좋은 곳이라 할 수 있겠죠.

2009년 8월 29일 토요일

A good teacher is

Someone who questions everything he teaches.

by Confucius
from Stories for Parents, Children and Grandchildren - Vol. 1

2009년 8월 20일 목요일

어깨나 목에 담이 있을때 하는 체조































갓핸드 테루 46권에 나오는 방법인데 한번 시도해 보니 꽤 효과가 있다. 담은 겨드랑이 밑에 있는 액와신경 (목과 어깨와 연결)이 자는 동안 압박되면서 마비되는 현상이라서 신경의 압박을 푸는게 관건이라고 한다.

2009년 8월 11일 화요일

My favorite phrases from the Last Lecture

"Luck is what happens when preparation meets opportunity." (Seneca, the Roman philosopher)

"Experience is what you get when you didn't get what you wanted."

"If you want something bad enough, never give up."

"If you lead your life the right way, the karma will take care of itself. The dreams will come to you"

All excerpted from the Last Lecture by
Randy Pausch.

아버지가 연애하는 딸에게 하고픈 말

"It took a long time, but I've finally figured it out. When it comes to men who are romantically interested in you, it's really simple. Just ignore everything they say and only pay attention to what they do."

Excerpted from The Last Lecture by Randy Pausch

2009년 6월 13일 토요일

갈수록 삭막해지는 우리나라인가?

홍콩에 있다 보니 우리나라 소식은 인터넷이나 TV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다. 직접 사는 분과 밖에서 보는 사람 사이에는 많은 시각차이가 있겠지만, 요즘 우리나라 분위기는 갈수록 삭막하다 못해 험악해지는 것 같다.

TV에선 노대통령 자살에 이어 북핵 문제로 연일 시끄럽고, 경제는 바닥인데 노사는 서로 자기부터 살겠다고 싸우고 있다. 인터넷에선 좌우로 나뉘어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어서 자신과 의견이 다를 경우엔 아예 무시하는 차원을 넘어서 완전히 진흙탕 싸움 수준이다. 어느 한 분야도 솔선해서 희생하고 양보하는 것을 찾기 힘들다. 언제부터인가 양보하면 지는 것이란 생각이 한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학부과정의 전액 장학금을 지원해 주신 고 단암 이필석 회장님은 "셈에는 항상 손해보면서 살아오셨다"는 말씀을 나를 포함한 장학생들에게 하셨다. 솔직히 경영학과에 재학중이던 나로서는 그 당시에 그 말이 크게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 그 말씀이 옳은 것 같다. 세상이 험할 수록 양보하면서 사는 삶이 어떻게 보면 바보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고 김수환 추기경님 처럼 그렇게 사는 것이 오히려 풍요롭게 사는 것이 아닐까?

2009년 5월 31일 일요일

홍콩의 소득세

지난 주에 2008/2009년분 소득세 신고를 했다. 홍콩은 과세년도가 매년 3월말까지기 때문에 2008년 4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소득세를 신고한 것이다.

홍콩의 Salary Tax (우리나라의 근로소득세)는 굉장히 간단하다. 내가 다른 소득이 없는데다 소득공제가 단순해서 A4용지 네 페이지 정도 분량의 신고서 1장(양면)이면 충분하다. 그것도 상당부분 빈칸으로 넘어가도 될 정도다. 작년에는 처음이라서 신고서 작성할 때 좀 애를 먹었지만, 이번에는 2시간 정도만에 작성할 수 있었다.

과세소득을 계산하고 나서 예상 세액을 계산해 보니 홍콩의 세부담이 얼마나 적은 지 알 수 있었다. Effective tax rate (세액/공제전총과세소득)이 7%가 채 되지 않았다. 아마 우리나라였으면 대략 20%정도 (아마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나왔을 것이다. 그것도 온갖 영수증들을 총동원해서 공제를 받아야 그 정도 될까?

우리나라보다 조세부담율이 훨씬 높다는 북유럽에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 높은 세금부담을 감당하는 지 궁금해진다. 아무리 복지혜택이 좋다지만 유효세율이 40-50%에 육박하면 정말 상상만해도 갑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