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일 월요일

홍콩에서 휴대폰 쓰면서 느낀 점 몇 가지

홍콩에서 2년 반 정도 살면서 휴대폰을 쓰면서 느낀 몇 가지를 써 봅니다. 당연히 우리나라에서 사용할 때와 차이점이 두드러집니다.

1. 저렴한 요금
우선 요금이 상당히 저렴합니다. 홍콩에는 이동통신사만 6개가 있어서 경쟁이 심한 것도 있고 지역이 좁아서 설비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서 요금도 낮습니다.

처음 왔을 때는 홍콩의 GSM 방식이 우리나라의 CDMA와 다르다는 정도만 듣고, 아는 게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2G폰을 쓰면서 3G폰을 지원하고 안쓰는 각종 서비스가 덕지덕지 붙은 2년계약을 맺어서 매달 150 홍콩달러 (지금 환율로 대략 2만 2천원)을 냈습니다. 나중에 보니 2G 계약은 무료통화시간이 적으면 한달에 50홍콩달러 이하도 있더군요. 아는 게 힘이 아니라 돈이더군요.

그러다 재작년 말에 삼성의 풀터치폰 (한국의 햅틱폰과 비슷한듯)을 사면서 3G폰으로 바꾸었고, 몇 달 전부터는 한달에 110 홍콩달러 (대략 1만 6천원)를 내고 있습니다. 무료 통화시간도 충분하고 한달에 100MB까지 데이타 사용이 무료라서 이메일이나 간단한 인터넷은 별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을때 데이타 사용 없이도 지금보다 더 많은 요금을 냈었기 때문에 현재 요금에 대해서는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2. 언락폰(Unlock phone)
홍콩에서 휴대폰 사려면 우리나라처럼 통신사 대리점에서 보조금끼고 살 수도 있지만, 전자제품 매장에서 휴대폰이나 사서 아무 통신사 심카드라도 끼우면 바로 쓸 수 있습니다. 바로 전자제품 매장의 모든 휴대폰이 언락폰이기 때문이지요. 저도 최근에야 언락폰이 특이한 경우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냥 홍콩은 외국이니까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미국에서 나온 구글 Nexus One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언락폰이 미국에서도 특이한 거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중국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중국도 언락폰이 대부분이라네요.

3. 다양한 신제품
아이폰이 한국에 출시된 것은 고작 몇 달 전이지만, 여기 홍콩은 벌써 몇 년이 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아이폰 쓰는 사람을 자주 봤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안드로이드폰을 포함한 각종 스마트폰도 미국에서 출시된지 얼마 안되서 바로 매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Nexus One은 전세계에서 미국, 영국, 홍콩, 싱가포르 4개국에 우선 출시될 정도니까요.

4. 선불 심카드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지만 홍콩에선 선불 심카드가 판매됩니다. 제가 처음에 홍콩 왔을 때 한국에서 저렴한 언락된 GSM폰을 구입해서 왔던 것도 선불 심카드가 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홍콩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편의점에서 선불 심카드를 사서 전화를 개통했지요. 물론 선불이라서 요금의 분당 단가도 1, 2년짜리 계약에 의한 요금보다 훨씬 높지만, 그래도 외국에서 선불 심카드를 쓸 수 있다는 게 어딥니까? 게다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선불 심카드가 상당히 저렴하더군요. 미국 출장가서 AT&T 선불심카드를 써 본 적이 있는데 통화품질은 형편없는데 가격은 홍콩보다 몇 배는 높더군요.

위의 네 가지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이동 통신사들이 꺼리는 거지요. 선불 심카드는 범죄 등에 악용될 우려가 있겠지만, 나머지는 결국 통신사 간의 경쟁이 부족해서라고 밖엔 설명이 안됩니다. 그러다 보니 경쟁이 심한 홍콩 이동통신시장이 좀더 소비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역시 경쟁이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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