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일 화요일

아이패드가 나와도 아마존은 오히려 더 성장할 수 있다?

애플은 아이패드에 이북기능이 내장하고 아이북스토어를 통해 이북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자연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아마존의 킨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전자잉크를 쓰는 킨들이 눈부심이 없는 화면과 긴 배터리 시간 때문에 아이패드와 함께 공존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있습니다.

저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아이패드가 킨들에 국한해서가 아니라 아마존이라는 기업측면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이북 판매를 증대시킬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아마존이 컨텐츠 판매자이기 때문입니다. 킨들 기기 자체는 컨텐츠를 공급하는 매체일 뿐이고, 중요한 건 컨텐츠의 판매이지요. 따라서, 매체인 킨들 기기가 안 팔려도 다른 매체를 통해 이북을 팔 수 있다면 아마존은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전체 이북시장의 확대를 꾀할 수 있습니다.

그럼, 킨들 대신 어떤 매체가 있을까요? 바로 아이패드입니다. 현재도 아마존의 킨들용 이북은 킨들 전용기기 뿐만 아니라 PC는 물론 아이폰 앱을 설치하면 아이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구입한 아마존에서 구입한 이북은 최대 6개의 기기에 설치가능하기 때문에 킨들 기기을 안 가지고 다녀도 아이폰으로도 쉽게 다운받아 볼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는 기본적으로 아이폰 OS를 쓰기때문에 아이패드용 앱도 쉽게 만들수 있을 겁니다. 만약 아마존이 아이북스토어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이북을 판매한다면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어도 아마존에서 이북을 구입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이북의 숫자 면에서는 현재 아마존이 월등하고, 아마존이 종이책과 이북을 모두 판매하기 때문에 출판사 (특히 중소 출판사) 측에 가격인하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소지가 충분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북스토어에서 구입한 이북은 아마도 애플의 제품인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에서만 볼 수 있겠지만, 아마존에서 구입한 이북은 장차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읽을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사장이라면 당장 아마존 이북을 아이패드는 물론이고 안드로이드와 모바일 윈도우에서도 읽을 수 있게 만들겁니다. 안드로이드 앱는 장차 휴대폰이외의 각종 모바일기기에도 장착되어 이북리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실제 사용해 본 경험상 이북 구입시 편의성은 아마존이 아이튠스를 통한 앱스토어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다수의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이북을 판매하는 아마존이 우세하지 않을까 전망해 봅니다. 윈도우 OS가 성능면에서는 뒤지지만 결국 수적 우위로 시장을 장악한 일이 이북시장에서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추가] 2월 3일 현재 아마존에서 매킨토시용과 블랙베리용 리더프로그램이 Coming Soon이라고 나와 있네요. 조만간 지원될 예정인가 봅니다. 저는 안드로이드용도 나오면 구글의 넥서스원을 사고 싶습니다.

[추가] 3월 23일 현재 아마존에서 아이패드용 킨들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며 간단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미국 최대의 오프라인 서점인 반즈앤노블도 아이패드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가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고 있는 아이북스토어와 경쟁 이북 프로그램들간의 격전장이 될 것이 확실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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