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영국의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 초등학교 6년, 중등학교 7년 해서 13년의 교육후에 대학에 진학한다. 유치원도 정부에서 보조가 나와서 많은 부모들이 만 3세부터 자녀들을 유치원에 보낸다. 대학은 일부 순수과학분야를 제외하면 3년제가 정규학부과정이다. 물론 2012년부터 모든 홍콩내 대학에서 학부를 미국식으로 4년제로 바뀔 예정이지만.
여기도 공교육의 품질이 많이 낮아서 비싸지만 외국계학교를 보내는 부모들이 많다. 외국계학교는 영국계인 ESF계열의 학교를 제외하면 정부 지원없이 등록금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학비가 매우 비싸다. 일부 국제학교는 대학학비보다 비쌀 정도니 웬만한 서민은 보내기 힘들다. 하지만 거의 모든 국제학교들에 들어가려는 학생수가 엄청나다. 그래서, 외국인과 홍콩인들은 대기자 명단도 따로 있다.
홍콩사람들의 교육열은 우리나라 사람들 못지 않다. 여긴 좋은 국제학교에 보내려고 유치원때부터 난리다. 특정 국제학교와 제휴가 된 유치원에 보내면 초, 중등과정에서 그 계열 국제학교에 입학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치원, 초중등학교까지 국제학교는 국제학교끼리, 공립학교는 공립학교끼리 서열화가 되어 있다. 대학입시에 대한 경쟁도 만만치 않다. 대학도 서열화가 되어 있고, 우리나라처럼 인문계는 법대, 자연계는 의대식으로 학과마다 선호도가 있기 때문에 대입학원도 꽤 활성화 되어 있다.
사견이지만 교육열은 그 나라의 인구밀집도와 국민의 성취동기와 맞물려 있는 것 같다. 선진국 중에서 인구밀집도가 낮은 미국, 캐나다 및 유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인구밀집도가 높은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보다 교육열이 낮다. 특히 후자의 국가들은 국민들의 성취동기가 높아서 남들보다 앞서 성공하려는 의욕도 강해서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나라만 해도 좁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니, 남보다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교육에 올인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하다. 이런 투자가 오늘의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앞으로는 그 투자의 효율을 좀더 높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1.그렇다면, 홍콩은 꼭 분위기가 한국같다고 할 수 있나요?(서울 말입니다), 아니면 분위기가 다를까요?
답글삭제2.현지인으로 살아갈 때, 도시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서울에서는 아시다시피, 사람들이 일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되는 그런 분위기잔하요?
1.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전반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홍콩이 서울만큼 일류대를 위해 올인하는 사교육 경쟁은 심하지 않습니다. 홍콩이 한국보다 빈부격차가 훨씬 심한데 교육열은 부유층에서 상대적으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다수의 서민들도 자식 좋은 대학 보내고 싶은 마음은 똑같겠지만, 외국계학교나 사교육은 그림의 떡이기 때문에 마음만으로는 한계가 있지요.
답글삭제2. 제가 대학에 있다보니 직접 홍콩 직장인들을 접할 기회가 적어서 간접경험에 의존해 얘기하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홍콩사람들은 서울보다 직장내 만족도는 더 낮을 것 같습니다. 실제 설문조사에도 세계 주요국가의 직장내 스트레스가 홍콩에서 가장 높다고 나올 정도입니다. 야근도 서울의 기업들 못지 않게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대기업조차 대졸 초임은 우리 돈 월평균 120-150만원 정도인 반면 승진할 경우 월급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다들 성공에 목말라합니다. 대기업 임원급 정도 되면 우리나라 삼성 현대는 비교도 안되게 많은 돈을 법니다. 게다가 홍콩 사람들은 역사적 문화적 배경 때문에 중국 본토와도 심리적 거리가 멀어서 조국이라는 개념은 약하지요. 그래서, 돈밖엔 믿을게 없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홍콩사람들은 직장에서 만족을 얻겠다는 강박관념이 적은 대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속에서 만족을 얻으려는 것 같습니다. 직장내의 회식 문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야근하는 날 외에는 바로 귀가해서 가족과 시간을 보냅니다. 연휴때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거의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쪼들린다고 불평하면서도 해외여행은 연휴마다 꼭 챙겨서 가는 사람을 종종 봅니다.